천문산 기행2
나는 현지 Guider와 약속하기를 천문의 999계단에 오를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옵션에 참여하겠다고 하였더니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고 하여 허락하였다. 시계는 벌써 6시(중국시각)가 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올라가야 하겠다는 생각뿐이기에 차에서 내려 두어 장의 사진을 찍고는 곧장 천문동을 향해 올라갔다. 처음에는 경사가 급하지 않았지만 중간지점을 지나니 경사도가 점점 더 심해져서 70도가 넘는 곳도 있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계단을 밟고 올라갔기 때문에 누가 함께 올라오는지도 몰랐다.
작년 10월 새금산악회가 구미 금오산을 등산을 가게 되었을 때였다. 버스 20대가 갔지만 정상까지 갈 분은 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열심히 올라가다 보니 1시간 10분 만에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려올 때 명금폭포(or 대혜폭포)를 지나서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하산길 왼편에 사원(해운사)이 보였다. 앞만 보고 달렸기 때문에 올라갈 때는 그렇게 큰 절도 볼 수 없었으니...
열심히 계단을 밟고 오르다보니 평평한 곳이 보여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 높이 ‘펑’ 뚫린 ‘천문동’이였다. 천문동이라는 대자연이 만들어낸 걸작물은 천m 높이의 절벽에 걸려 있어 마치 밝은 거울이 높은 곳에 걸린 듯, 하늘의 문이 열린 것처럼 구름과 안개를 빨아들인다.
천문동은 천문산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천연 종유굴로 해발 1,300m 높이 131.5m, 너비 57m, 깊이 60m에 이른다. 그렇게 큰 동굴이니, 1999년에 개최된 곡예비행대회 때 러시아인이 조종하는 전투기 4대가 동시에 동굴을 꿰뚫고 지나갈 수 있었겠지...
도착하자마자 나는 계단아래를 내려도 보고 ‘하나투어 팀!’ 하고 큰 소리로 세 번을 외쳤다. 얼마 후에 이성태님이 올라왔다. 14분 만에 도착하였다고 하니 나는 아마 13분 정도는 걸린 것 같았다. 이어서 석융일님과 김남규님(약 15분)도 도착하였다. 우리는 천문동에서 몇 장의 기념사진을 찍고 곧장 한참을 내려가니 젊은 부부와 가야동에서 온 중년의 부부 팀인 홍영호님과 주옥순님도 열심히 올라오고 있었다. 내려갈 때는 이미 해가 져 매우 어둡고 경사가 급하여 난간을 잡고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면서 내려갔다. 미니버스에서 한참을 기다리니 두 부부 팀도 도착하였다. 결국 20명 중 8명밖에 천문동을 오르지 않았다.
현지 Guider는 오늘 어쩌면 천문동에 불이 켜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약 5분을 내려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어둠속에 캄캄하게 막혀 있던 절벽으로 휘황찬란한 불이 켜지면서 하늘문(천문동)이 훤히 열렸다.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모습이기에 차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 때 찍은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귀중한 사진이기에 함께 올린다. 캄캄한 밤중이라서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만 보일 뿐 밖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낮이었다면 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또 다른 천문산의 경관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천문산의 정상부분은 비교적 평탄하고 면적이 약 2㎢에 달한다. 비교적 완전한 원시림을 보유하고 있는데, 1992년 7월 장가계의 두 번째 삼림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 정상에는 온전한 원시차생림이 보존되고 있으며 일년 사시장철 야생적인 분위기가 넘쳐흐르며 게다가 카스트구릉과 석순이 도처에 깔려 있고 기이한 돌과 수려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자라고 있어서 그야말로 신선이 만들어놓은 분재대공원을 방불케 한다. 천문산 정상에 있는 10,000㎡의 면적의 천문산사는 명나라 때부터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 들었으며 호남성 서부의 불교중심이다
얼마 후에 비포장도로를 지나서 우리는 장가계 시내에 도착하였다. 식당을 거쳐서 호텔로 돌아올 때까지도 좀처럼 나의 머릿속에서 인간을 압도하는 그 장엄한 모습이 지어지지 않았다. 천문산 산행은 아마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이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하여 천문산 정상의 원시림 분재대공원과 명조 때 지은 천문산사까지 등산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2007년 천문산 뒤쪽의 케이블카가 놓이면 언젠가 다시 한 번 가리라...
2005년에는 수박 겉핥기식의 황산 여행을 하였지만 내년에는 ‘옥병케이블카-옥병봉-연화봉-보선교-석주봉-배운정-비래석-광명정으로 이어지는 황산의 서해대협곡(8∼9시간 소요)을 트래킹하리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 4박 5일의 서안-장가계 여행 중 일부인 천문산 산행기를 여기서 마무리 한다.
2006. 11. 14
장전동에서 가야산도사(or 산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