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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봉 산행기(지리산 하봉 북쪽)

금정산사내 2007. 7. 6. 17:09
    두류산 산행기


 '지리산 양단수를 예듣고 이제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세라

 아이야 무릉이 어디뇨 나는 옌가 하노라' - 조남명


  2004년 9월 22일(수요일) 부산일보의 개념도만 가지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지리산 북쪽에 있는 두류봉(1,530m)을 산행하기로 하였다. 두류봉은 잘 알려져 있는 곳이 아니라서 어떤 지리산 산행지도에도 등산로가 나와 있지 않았다.

  아침 08:00에 장전동 지하철역에서 이성태 대원의 산타페를 이용하여 다녀오기로 하였다. 이번 산행에는 Guest로 하용직 사장이 동참하여 우리 대원 5명을 포함하여 모두 6명이였다.

나는 산청 Tollgate로 진입하여 유림으로 가자고 하였으나, 이성태 대원이 길을 더 잘 알아서 산청군의 생초 Tollgate로 진입하여 유림면소재지로 가니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유림에서 다리를 건너서 휴천면 쪽으로 가야 하는데 다리를 고치고 있어서 어디로 가야할 찌 헤매고 있던 중 마침 차 한대가 마을 안으로 우회전하여 가기에 우리도 따라가니 임시 다리가 놓여있었다. 다리를 건너서부터 길 양쪽으로 활짝 핀 코스모스가 끝없이 전개되어 있었고 들판에는 황금색으로 물든 나락이 이 가을 풍요로움을 더해 주어, 산사내들에게 초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해주었다. 손수복 대원이 늦게 왔기 때문에 08:20에 출발하여 11:00에 벽송사(6.25전쟁 때 인민군 야전병원)가 있는 추성리에 도착하였다.

  산행은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삼거리를 기점으로 출발, 광점동∼두류봉∼사거리∼국골 지류를 거쳐 다시 추성리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를 잡았다. 그러나 만만한 코스는 아니었다.

정상까지 오르는데 약 3시간, 국골에서 추성리 쪽으로 오는 거리가 약 3시간(안내판에는 4시간이라고 기록되어 있었음)이 걸렸다. 추성리에 광성동 마을까지는 포장된 찻길이 나있었지만 된비알로 15분 동안 땀께나 흘린다. 그러나 광성동 마을에서 두리봉 산장까지도 13분정도 걸렸지만 평범한 길이다.

얼마 후 임도가 크게 곡각을 그리는 모롱이 직전의 전신주에서 왼쪽 지능선을 오르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비교적 경사가 급한 산길을 50분쯤 오른 후부터 두류봉의 진수가 나타난다.

'암릉은 추성산성터에서 30분쯤 더 오르면 전망 바위로 하나 둘씩 시작되었다. 여기서부터가 두류봉 산행의 진수다.

 서너 번 로프로 오르다가, 에돌아가기도 하고, 각각의 전망 바위들이 토해내는 지리 북동지역의 비경은 천하절승이 부럽지 않았다. 천왕봉~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은 헌걸찬 파노라마이며 만복대∼덕두산의 아스라한 서북능선은 꿈결 그 자체다. 발아래 짙푸른 국골, 칠선계곡은 숲의 바다로 출렁이고 합천의 황매산 ,오도산, 가야산의 산그리메는 파란 실루엣으로 눈에 시리다.

  이성태 대원이 배가 고팠던지 전망대에 오르기만 하면 식사를 하자고 하여 두류산에 오르기 전에 밥을 먹었다. 점심 먹으면서 어찌 술 한 잔 빠뜨릴 수 있겠는가?

이성태 대원이 주는 ‘천하의 정력주’인 마늘주를 서 너 잔 마시고 났더니 얼굴부터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마침 이성태 대원이 보온병의 따끈한 물에 커피 한잔을 마시니, 그 맛이 평지에서 마시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산에서 마시는 더운 커피의 맛이 이렇게 오묘할 줄이야...

  얼마 후 산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오를 때는 날라 가던 내 발걸음이 왜 이렇게 무거워졌는지 모르겠다. 오를 때 마지막에 처져가던 고후진 대원은 나의 발걸음을 보고 좋아했다.

등산하는 속도가 비슷하여 같이 갈 수 있어서 좋다나....

그런데 눈앞이 어질하고 허리도 아프고, 발걸음도 느려지고....

산을 오르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아마 ‘천하의 정력인 마늘주’를 먹고 나니, 몸에서 정력이 증강되느라 나의 기가 다른 곳으로 갔기 때문일까...

 두류봉 정상에서 2분 거리의 국골 사거리로 내려가면 길은 4갈래로 나뉜다.

직진하면 하봉(1,781m), 중봉(1,875m)을 거쳐 치밭목산장으로 내려가거나 천왕봉(1,915m)으로 올라갈 수 있고,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국골로 내려서서 추성리 마을로 되돌아 갈 수 있다.

 여기서 유평계곡은 좌측 길로 열려 있다. 웅석봉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동부지리 마루금으로 청이당고개(옛쑥밭재)와 쑥밭재를 통과한다.

  우리는 차 때문에 순환코스를 택했지만 부산일보의 산&산 팀이 탐사한 유평계곡으로 가보는 것도 괜 찬을 것 같았다.

 지도상에는 국골(칠선계곡 옆)이 짧아 보였는데 상당히 빠른 걸음으로 약 3시간이 걸린다. 특히 두류봉에서 국골로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급하고, 짧은 너덜지대가 많아서 조심해야 하는 코스다. 그러나 아직 이른 가을이라 단풍나무는 많았지만 단풍은 들지 않았다. 온 산에 도토리는 무진장으로 굴러다녔다.

내려오는 길에 야생 감나무에서 홍시를 실컷 따먹었다. 단풍이 물든 가을에 다시 가보고 싶은 코스였다.

추성리에 도착하여 보도계를 보니 25,100보가 기록되어 있었다.

지난 7월 귀백산-금원산 등산 때는 20,000보였는데, 약 5,000보는 더 걸어야 했다.

계곡에서 몸을 씻고 내려오니 오후 6시가 가까워서 서암(벽송사 옆에 있으며, 의령 일붕사처럼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석굴 속에 있는 절로 아기자기한 맛이 훨씬 더 있는 암자)은 들어가지도 못하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Read to end thanks .....



2004. 9월